젠장....

난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포털의 권력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포털이라는 이름 답게 모든걸 다 혼자 다 처먹는 이 시스템이 정말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네이버를 욕함에도 네이버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독특한 기획과 멋진 컨텐츠들 때문이다.
지식인의 서재와 옛날 신문같은 이런 기획을 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실현 할 수 있는 그들의 능력과 환경이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포털들을 견제하면서도 포털들이 할 수 없는 일이 '컨텐츠에 특화된 포털'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찾아 보는 '만화'를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한 컨텐츠 포털.
단순히 마켓만이 아니라 작가까지 지원하면서, 수익의 일정 퍼센트는 새로운 작가발굴에 힘쓰는 그런 컨텐츠 포털을 만드는것이 나의 꿈이었다. 

인터넷 상의 마켓의 크기만을 보지 않고, 컨텐츠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여 OSMU로 수익의 다변화를 꾀하고, 이런 쪽으로 경험이 적은 작가들을 대신하여 '매니지먼트'를 대행해주는, 그런 컨텐츠 포털을 만들고 싶었다. 

C8, 그런데 네이버가 먼저 해 버렸다.

내가 정말 많이 많이 꿈꾸고, 내가 '정말'하고싶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구상하고 기획하고 있는 일들의 첫발을 네이버가 먼저 해 버렸다. 

http://comic.naver.com/notice.nhn?notice&nid=533 

내 구상의 핵심인 '매니지먼트'를 비롯해서, 내가 생각했던, 그리고 내가 하고자 했던, 그 초기작업들을 네이버가 다 해먹는다. ㅠ_ㅠ 

젠장.. 젠장.. 젠장... 이걸 화내야 하는건지, 박수를 쳐야하는건지.... 

네이버... 제발 부탁이다.

단순히 마켓을 키우는것에 혈안이 되지 말고, 부디 시장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과 그들의 작업 환경 개선에 대한 방향을 충분히 고려해서 조금은 생상적인 프로젝트로 키워주기 바란다. OSMU라고 콩 하나로 두유에서 비지까지 쪽쪽 빨아먹을 생각만 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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