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하계 장르소설 특별전을 보고 떠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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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알라딘이 찾아 왔다.


이제 더 이상 내 놓을 것이 없다고 하자, 알라딘은 지니를 구석으로 몰아 붙이며 램프를 뒤집어서 뭔가 나오면, 다시는 램프를 문지르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그리고 천천히 램프의 뚜껑을 열었다.


지니는 공포에 떨었다. 또 다시 저 좁은 램프에 갇히는 건가? 그것도 아무도 찾을 가능성이 없는 알라딘의 지하 328층 비밀 금고에...


지니는 뚜껑을 열고 램프를 뒤집어 흔들고 있던 알라딘에게 항복을 선언했다. 램프에 가서 찾아 보겠다고....


알라딘은 그럴 줄 알았다는 썩소를 지으며, 어서 빨리 그럴 듯한 아이템을 내 놓으라고 했다. 지니는 반드시 램프를 문질러야 한다고 몇 번이나 다짐받으며 램프로 들어갔다.


램프 속은 엉망이었다. 뭐 월례행사다. 저 망할 알라딘 녀석이 매번 굿즈를 강탈해 갈  때마다 이렇게 램프 속을 뒤집어 놨다.


'램프만 아니었으면... 저깐 알라딘 녀석은...'


지니는 그간 아껴 두었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병따개'를 찾아들며 몸을 떨었다.


'문지른다아~~~'


램프 밖에서 알라딘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램프의 압력이 점점 높아지더니, 지니의 몸이 램프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


'살살 좀 문지르지...'


튕겨 나올 때의 충격으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알라딘이 다가와 손에 쥐어진 병따개를 낚아채어 간다.


"오! 이거 맘에 드는데. 짜식 있었으면서, 없다고 버티기는.... 이러니까 내가 널 못 믿는 거야... 암튼 다음 달에도 잘 부탁한다~"


알라딘은 램프 뚜껑을 휙 던지며 회의실을 나간다.


지니는 우당탕탕 거리며 알라딘이 던진 램프 뚜껑을 겨우 받아 들고,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다음 달의 악몽을 떠올렸다.


이번 달에도 지니는 회의실 한 구석에서 숨죽여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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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도 털고 내 통장도 터는 잔인하고 포악한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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