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기르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들이 내 곁에 머물길 바란다는 거다.


가끔씩(?) 엉덩이에 똥을 뭍혀오고, 온 집안은 털 투성이고, 자는데 우다다 거리며 날 마구 밟고 지나가고, 먹는거에 환장해서 뭔가 먹을 때 마다 얼굴을 들이밀고... 오라고 해도 오지 않고, 가라고 해도 가지 않고, 방금전까지 똥꼬를 핧던 입으로 나에게 키스를 하고, 가끔씩 내 귀한 프라모델을 부수고, 일 할려고 폼만 잡아도 컴퓨터 위에서 시위를 하고, 컴퓨터 내부에 가득찬 고양이털로 컴퓨터가 뻑나버리고, 집안에 모래를 흩뿌리고, 가끔씩 내 몸에 상처를 내고, 잠시 방심한 사이에 출입금지 옷방에 들어가 모든 옷에 그 털을 뭍혀놔도.... 그외 지금당장 생각나지 않는 기타등등등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해도!


난 그들이 사랑스럽고, 그들이 계속 내곁에 머물길 바란다는 거다.


솔직히 사람에게도 이처럼 관대했던 적이 없었다. 아니.... 사람이 아니어서 관대할 수 있었던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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