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around (국내에서는 '사랑의 울타리') 옛날에 TV에서 해주는걸 우연히 봤다.
역시나 TV에서 우연히 본 '잠복 근무(원제 : Stakeout)'에서 유쾌한 캐릭터를 보여줬던 리처드 드레이퍼스가 나와서 뭔가 기대를 하면서 본듯하다. (그러고 보면 옛날에는 성룡만큼이나 자주 TV에 등장했던 배우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듯 ㅠㅠ)

영화는 내 기대를 충분히 만족 시켜주었다. 잠복근무에서의 경쾌한 드레이퍼스의 모습이 멜로영화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어린시절 잠시 지나간 이 영화가 다시 떠오른건 '에반겔리온' 때문이다.
에반겔리온의 충격에서 허부적 거리던 나는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는 외침에 미친듯이 빠져들었고, 그렇게 몇번이고 복습에 복습을 거치는 동안 에반겔리온의 엔딩테마 곡인 'Fly me to the moon'에 귀가 트였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음악인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고, 이 작은 의문을 빛의 속도로 사라져 버렸다. 나의 귀는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라는 소리로 딱정이가 앉아 버렸으니까...

그렇게 몇년이 흐른 어느날, 우연히 한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Fly me to the moon'에 기억의 봉인이 풀리고 만다. 제목은 여전히 가물가물한 상태였지만 영화의 하이라이트(클라이막스 말고)와 엔딩으로 이어지는 그 상징적인 장면만이 강렬하게 떠올랐다.

기억이 날듯말듯한 그 묘한 긴장감과 답답함 속에서 찾은 영화가 바로 'Once around'였다. 'Fly me to the moon'은 이 영화의 주제가 이자, 원소스에 가장 가까운 곡이다.(이 영화에서 처음 녹음된 음악이 사용되었다나?)

재미있는건 이 노래의 원래 제목은 'In other word'였는데 당시에는 인기를 못끌다가, 누군가 'Once around'의 음악을 리메이크하면서 'Fly me to the moon'으로 바꿔서 음반을 출시하자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이는 이 노래가 꽤 오래된 고전 Jazz라고 하는데... 그리 오래된 곡은 아니란다.)

아무튼, 다시 영화로 돌아오면....

결말은 좀 안타깝지만, 전체적으로는 꽤나 유쾌한 러브코미디물이다.
장인과 사위가 가질수 밖에 없는 갈등(영상을 보면 알려나? ㅋㅋㅋ)에서부터, 에너지 넘치는 리처드 드레이퍼스의 유쾌한 연기가 백미다.

특히 제목과 클라이막스 그리고 엔딩으로 이어지는 통일된 상징성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리처드 드레이퍼스와 Fly me to the moon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찾아봐도 좋을 영화.



http://youtu.be/fSLTD5fP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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