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심야식당에는 스타가 없다.> 

심야식당에는 일드를 좀 본 사람에게는 익숙한 얼굴이 만이 나온다. 하지만 그들이 대단한 스타는 아니다. 그나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다기리 조가 나오긴 하지만 간헐적이고, 나와서 몇 마디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였을까? 시즌 2에서야 그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가 진행되었다. 그것도 퇴갤 시키는 목적으로;;;(물론 시즌 3에서 경찰로 나오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고 그냥 영화를 위한 카메오 수준)


<음악도 마찬가지다.>

일본 심야식당의 주제가를 부른 '추억'은 무명 가수의 노래를 메인 주제가로 채택하여 그를 스타로 만들어 주었고, 에피소드에 가끔씩 등장하는 음악 역시 '후쿠하라 키미에'라는 무명에 가까운 가수의 노래를 활용했다.




이 영상은 시즌 2의 에피소드에 나오는 음악으로, 이 음악에 반해서 후쿠하라 키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봤지만, 거의 알 수 없었다.  이 외에도 시즌 2 동안 3곡 정도 더 나온다.


<B 들을 위한 드라마.>

심야식당은 철저하게 B를 위한 드라마다. 간혹 잘 나가는 혹은 잘 나가던 스타라던 설정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결국 그들의 곁에 있는 B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B였지만 식당을 드나들다가 만난 사람과의 인연으로 S가 되거나 A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나 이야기는 식당에서의 인연이 있었던 B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주제가도, 그 안에 삽입된 곡의 가수들도 B였다. 심야식당을 통해 A가 되고 S가 되는 그 이야기는 마치 침야식당의 한 줄거리처럼 보인다.


<SBS의 심야식당은 어떨까?>

솔직히 말해서 안 보고 까는 게 좀 찔려서 1화와 2화는 보기로 했다.


근데, 1화의 중간까지도 못 보고 꺼버렸다.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미립자로 변할 것 같은 공포에 시달렸다. 그래서 꺼버렸다.


명도 높은 컬러의 청남방을 입고, 일본 드라마를 참고한 듯한 거만한 자세로 식당의 중앙에 서있는 김승우를 보면 다른 배우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연의 중심이 되어야 할 조연들은 드라마에서 조차 스타라는 빛에 가려진 또 다른 B가 되어 있었다.


<왜 인사를 하지 않을까?> 

그 고학생이 들어왔을 때도, 조폭 두목이 들어왔을 때도, 조승우는 물론이고 식당 안 누구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원작의 심야식당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누가 들어오든 환영하고 주인은 늦게라도 인사를 한다. 하지만 조승우는 결코 인사하지 않았다. 양팔을 허리에 얹고 '내가 과거 한 주먹 했거든'이라는 포스를 보이며 '주문할 거면 해봐'라는 포스로 그들을 노려본다.


내가 아는 심야식당은 그렇게 사람을 재단하듯 내려다보고 평가하는 드라마가 아니다, 하물며 '이 식당의 주인은 나야'라는 포스로 사람을 깔보듯 내려다 봐서야... 심야식당이라고 할 수가 없다.


화려한 백반 한상차림을 놓고 학생 할인 1000원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던 모습도 심야식당의 코드와 맞지 않다. 심야식당은 누가 누구를 동정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없는 이들이 서로를 공감하고 음식으로 그 감성을 나누는 드라마다.


무엇 하나 제대로 살리지 못한 SBS의 심야식당은... 그래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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