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제논에게 꽃다발을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나의 일본 드라마의 소화량을 이야기 해야 할것 같다.

그 이유는 이 아래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결코 잘난 척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100편이 넘는 일본 드라마를 섭렵했다.

100개의 파일이 아닌, 100편이 넘는 드라마다. 대충 *10만 해도 파일의 수는 천 개에 이른다.

이렇게 정확한 숫자를 알고 있는 이유는, 내가 본 일본 드라마를 DB화 하기 위해서 일일이 작가, 주연, PD, 내용 등으로 DB를 구축하다가 딱 100편에서 멈춰 버렸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일본드라마를 보는 횟수는 줄었지만, 그래도 간혹 이슈가 되는 작품들을 꾸준히 시청했기 때문에 나도 꽤나 많은 작품을 섭렵했다고 자신 할 수 있다.

그런 나에게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을 꼽으라면 하얀거탑미성년 그리고 아르제논에게 꽃다발을 이렇게 3작품을 꼽겠다.

'아르제논에게 꽃다발을' 이라는 작품을 말하면, 많은 이들이 물음표를 남발하며 의아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일본 드라마 동호회나 각종 소개 글을 자주 접하지만, 솔직히 이 작품을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글뿐만이 아니라, 재미있다는 감상의 글 조차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게시판을 근거로 유추했을 때, 이 드라마를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어떤 이는 굉장히 매니악한 작품이 아닐까 하고 염려할지도 모르지만, 이 작품은 절대 매니악한 작품이 아니다.

그래서 일까? 이 작품의 장르를 규정 짓는 것은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문제이다.

SF?, 드라마?, 의학? 솔직히 어떤 틀에 껴 넣어야 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이야기 해놓고 보니, 이건 완전 정체불명의 작품이에요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는 않다.

내 개인적은 느낌으로 이야기 하자면, 난 일본 드라마는 아르제논 이전과 이후로 나누고 있을 정도로 이 드라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앞에 저렇게 장황하게 나의 일본드라마 편력에 관해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은 것도 바로 이 소리를 하기 위해서 였다.)

그럼, 비록 내 주관적인 생각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극찬하는 드라마를 왜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걸까?

그건 아마도 스타급의 배우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이 드라마의 남자 주연은 '유스케 산타마리아'이다.

'유스케 산타마리아'? 역시 물음표를 난발하는 당신....

유스케 산타마리아를 떠올리기 가장 쉬운 캐릭터는 '춤추는 대수사선'의 낙하산 형사 '마시타 마사요시'를 떠올리면 쉽겠다. (10화에서 범인의 총에 맞은 사람이다.) 아버지의 빽으로 사건 해결보다는 주로 승진 시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조금은 얄미울 것 같은 캐릭터를 귀엽게 연기한 이가 바로 유스케 산타마리아이다.

그런데, 이 유스케 산타마리아의 연기력이 장난이 아니다. 내가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 접한 그의 작품은, 춤추는 대수사선과 하나무라 다이스케 정도였기에, 솔직히 그의 연기력에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코믹 캐릭터 정도의 인상 이상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 볼 수록 이 연기자의 연기에 빠져드는 본인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짐케리가 언제나 코믹한 연기를 하다가 '투루먼 쇼'에서 몰입감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것처럼, 유스캐 산타마리아 역시 이 작품에서 그에 못지 않은 몰입감을 보여 주며, 나의 눈을 사로 잡았다.

여자 주연은 '칸노 미호'.

칸노 미호 역시 한국에서는 그렇게 많이 알려진 배우는 아니다. 솔직히 내가 유스케 산타마리아의 연기력에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작품을 본 이유는 바로 '칸노 미호' 때문이었다.

이 작품을 보기 전에 본 작품이 바로 '칸노 미호' 주연의 '사랑을 주세요'라는 작품이었고, 그 작품에서 난 칸노 미호에게 푹 빠져 버렸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을 찾다가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를 보고서는 '~'라는 경탄을 금치 못하고 세 번째로 접하게 된 작품이 바로 아르제논에게 꽃다발을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 작품에서 칸노미호의 역활은 조금은 실망 스러운 수준이다.(물론 연기가 실망스럽다는 게 아니라, 역할이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 작품은 연기력을 받쳐주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고 있고, 조연들의 연기력 역시 만만치가 않다.

거기에 난 아직 읽어 보지 못했지만, 전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였다는 동명의 원작을 거의 훼손하지 않고, 영상으로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스토리 라인 역시 너무도 탄탄하고, 본인이 아니고서는 함부로 말 할 수 없는 몇몇 대사들은 자신이 그 동안 옳다고 생각해 온 것들과, 남을 비난했던 그 손가락은 자신에게 돌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정말이지 이 작품에 관해서는 할말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일일이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을 건드려야 하고, 그럼 보는 이의 감동을 반감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나의 욕심을 접고 이쯤에서 그 벅찬 감동은 당신을 위해서 남겨 놓겠다.

ps. 1

이 작품의 원작은 미국의 Flowers For Algernon(한국에서는 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로 변역되어 출간됨,)이 원작으로, 한국에서도 '안녕하세요 하느님'이 이 소설을 모티브로 영상으로 옮겼다. 시간이 된다면 두 작품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잼있겠다.(원작의 충실도 면에서는 '일본판'이 더 충실하다는 평)

ps. 2

으아... 세상에 아무리 이 드라마가 안 알려졌다고 하지만, google에서 이미지 검색으로 딱 하나가 나오다니 - -; 네이버에서 겨우 쓸만한 이미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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