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사랑한다

제작 이형민 연출 | 이경희 각본
출연 소지섭(차무혁), 임수정(송은채)
방송 2004, 한국
평점

마음에 드는 캐릭터
살아서도지독하게외로웠던그를혼자둘수가업었습니다.
내생에이번한번만나만생각하고나를위해살겠습니다'.
벌받겠습니다.송은채

1년의 시간이 치유하지 못하는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될까?

찢어지는 아픔이 점점 무뎌지고, 무겁던 가슴의 무게에 익숙해지는데, 1년이란 시간은 과연 짧을까?

타인의 외로움이 내 가슴 속에서 지독한 무게로 걸음을 뗄 수 없으려면 얼마의 무게를 지녀야 하는걸까?

성자의 순례를 떠난 은채의 눈물은 과연 얼마의 무게로 지구에 낙하를 했을까?

그 눈물을 훔치던 손은 얼마의 무게를 느껴야 했을까?

삶의 외로움에 잔디조차 자라지 못한 무혁의 겨울 무덤은, 그의 외로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반증일까?

은채는 그 외로움의 무게에 힘겨이, 스스로의 삶에 마침표를 찍은 것일까?

엄마의 뺨을 치고야 말겠다던 나의 결심은, 그녀를 만나는 순간 사그러든 용기에, 마치 오래 전부터 그녀의 손에 자란 아들처럼 순한양처럼 굴어야 했던, 나의 기억은 드라마 보다 못한 것일까?

그녀도 나도 긴 시간의 강변에 서서 멀거니 서로를 바라봐야만했던 그 짧은 시간.

원망도 없이, 무덤덤했던 이웃집 아줌마의 인상....

왜 난 눈물을 흘리지 못했을까? 혈연의 무거움 따위는 개 밥그릇에 처 넣고, 낳은 정이라는 믿을 수 없는 관념적 단어의 거짓된 뜻을 확인했던 나날들....

그럼에도 울컥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내 몸에 찌들어 버린 외로움의 악취를 문득 느껴 버렸기 때문일까?

엔딩테마의 가벼우면서도 날카로운 바이올린 소리가 무겁게 다가온 시간들...

그리고... 내 열정적이던 어린 옛날의 비릿한 사랑놀이가 떠오르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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