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베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번역: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만화) 2007.08.08
평점

  • 아다치에 관한 짧은 단상.

'만화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이라는 질문에 서슴없이 입에 올릴 수 있는 이름은 '아다치 미츠루'다.

중학교 시절 해적판으로 만난 'h1'(정식명칭은 touch)에 반해서 최근작인 '크로스 게임'까지 여전히 그의 모든 작품을 섭렵하며, '역시 아다치...'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그의 작품에 열광하고 있다.

  • 그의 작품에 관한 짧은 단상.

그이 작품은 대부분이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몇몇 작품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작품은 '청춘물'이라는 장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절묘한 대사로 여운을 남기는 그의 스타일은 작품 전체에 흐르는 공통점이다.

그리고, 그 소재는 대부분이 '스포츠'이다. 'SF물'이라고 우기는 역사물이 있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스포츠가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늘 이야기 하고자하는 진배에서도 스포츠는 주된 테마는 아니지만, 역시 진베 자신의 과거에 등장하고 있다.

  • 그리고... 진베에 관하여.

아다치의 작품중에서 논란의 꺼리가 되는 작품 2개가 있다. '미유키'와 오늘 이야기하려는 '진베'가 바로 그 논란의 주인공들이다.

일본의 정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의 정서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금기(taboo)'를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혼율이 높은 국가이다. 더욱이 싱글맘이나 싱글파파가 많다.

미유키는 각자의 아이를 가진 사람들이 결혼을 해서 전혀 혈연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법적으로는 혈연의 연을 가진 '남매'의 이야기 이고, 진베는 법적으로 아버지와 딸의 관계이지만 역시 '혈연'의 연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이다.

불량중년이라고 일컬어지는 '30대'의 아버지와 같이 다니면 '원조'라는 소리는 충분히 들을 만한 '고교생' 딸과의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이야기이다.

  • 드라마?

그런데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있다.

제목 역시 '진베'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주된 테마 역시 원작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1998년 작품으로, 후지TV에서 게츠쿠 시즌에 방송되었으며 11화로 구성되어 있다.

진베역에는 타무라 마사키즈가 해양 생물학자로 등장을 하는데, 원작의 수족관 관리인 보다는 조금은 폼나는 직업이다.

딸 미쿠의 역에는 마츠 타카코가 출연을 한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살짝 재미있는 점을 발견한다.

위에서 잠시 언급을 했던것과 같이, 30대 불량중년과 고등학교 딸의 사랑이라는것이, 결국 남들의 눈에는 '원조' 말고는 다른 해석을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 일까라는 의문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원작을 드라마화 하면서, 일본의 스텝들에게도 많은 고민을 준것 같다.

대부분의 원작을 충실하게 살리는 일본의 경우에도 도무지 '고등학생'과 불량중년의 사랑을 미화할 수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법적인 불륜) 그래서 딸의 나이가 부쩍 늘어나서, 20살의 대학생이 되어 있다.

  • 지성이라는 허울로 둘러 쌓아버린 불륜의 미화?

이 작품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점이 바로 저, 역활의 변화이다.

단순한 수족관 관리인과 여고생의 불륜을 그들은 설득력있게 풀어나갈 자신감이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지성의 정점인 상아탑의 '대학교수'와 이제는 인생에 대한 판단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법적인 성인인 '20살'이 상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층민(?)이 저지르는 불륜은 사회적으로 납득을 시킬 수 없지만 '지성의 정점'인 소위 2%의 리더들에의한 불륜은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다는.... 그런 말도 안되는 의도가 저 역활의 변화에서 느끼는 건 내가 너무 민감한 것일까?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난 진베의 원작도, 이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그 정서를 100% 인정 할 수 없다고 했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또, 원작에서 보여준 아다치 특유의 담백한 대사들과 심리의 묘사들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다만, 그것이 몇몇에 의해 전혀 다른 쪽으로 방향이 틀어진것이 짜증날 뿐이다.

내가 민감하던 말던, 나의 착각이던 말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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