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녀에게 일어난 이야기

The paly X의 창작 뮤지컬


<극을 이끌어 가는 아무'개'와소녀>

2005년 4월 7일 우중충한 날씨 만큼이나 우울했던 기분속에서 본 공연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중충했던 나의 기분이 공연이 끝나고 난 후에는 조금은 맑아 졌다는 것이다.

최근의 시류는 '유머'다 공연을 그리 자주 본건 아니지만, 옛부터 공연들은 항상 웃음이 넘치곤 했다.
특히 이런 소극장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어, 뭔가 자세를 잡고 그 공연을 즐기겠다는 자세보다는, 이 공연을 어떻게 평가할까를 고민하는 관객의 자세 조차 허물어 트리면서 관객의 동활를 이끌어 내곤한다.

the play X의 '어느 소녀에게 일어난 이야기' 역시 적절한 유머와 상황에 따를 애드립을 통해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그런 전통을 잘 따르고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뛰어난 것은 조연과 주연의 구분이 없는 적절한 안배를 통해서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빛이 났다는 것이다.
더욱이 갈수록 가벼운 소재와 주제로 더 많은 대중을 포용하기 위해서 옛날 홍콩 느와르식의 보고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지만, 보는 그 순간에는 통쾌해 할수 있는 그런 가벼움 만을 추구하는 시류와 맞서, 앞을 보지 못하는 한 소녀에게서 일어나는 작은 사건으로 부조리함이 판치고, 이기주의가 만연한 이 세상에 작은 일침을 가하는 그들의 소신과 용기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럼에도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 것은 그 응어리진 마음이 너무도 깊어서 10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풀어 놓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안스러움이었다.
결국 그런 욕심은 정작 중요한 시점에서 관객의 분노를 일으켜야 할 사건을 짧은 나레이션으로 대신하게 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또, 이 가벼움의 시대에 그들 역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것이 개인적인 안타까움 이었다.
소녀에게 가장 소중했던 우정이 질때, 한 없는 무거움으로 소녀와 관객이 그 안타까움을 공감해야 할때, 그 안타까움의 깊이마져 웃음으로서 풀고자 함으로서 결국 감동을 웃음으로 희석시키는 또 다른 우를 범하고 만다.

물론 무거운 주제가 꼭 무겁게 풀어져야 한다는 고리타분하고 단순 무식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 무거움에 위트를 첨가함으로서 대중에게 다가가 그들의 공감을 풀어내고, 그런 방식이 널리 알려져 그 공연이 더욱 많은 대중에게 전해 질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고, 또 그런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정작 전해져야 할 감동이 그 위트에 가려져 웃음으로 사그러진다면, 그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또 싫은 소리를 하자면, 너무도 도덕적인 교훈으로 공연이 끝났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 소녀에게 일어난 일이지만, 바로 내일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외치던 그들은 가족을 잃고, 우정을 잃고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하며, 자신이 노동력을 착취 당하는 살벌한 사회의 한가운데서 정작 현실의 괴로움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그 소녀에게 단지 하수도 속에서 자라난 나무 한그루에 희망을 전가하며 세상은 아름다워 질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듯 가벼움의 시류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바른생활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몇몇 작은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그것은 그만큼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고, 또 많은 이들에게 그 공감을 끌어내고자 했던 욕심이었기에 범한 작은 우라고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조연들과 절제된 연기를 펼친 주연의 조화된 모습은 the play X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그리고 그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공연은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그 어떤 주제보다도 '저들 처럼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는 충분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뭐, 결국 엉뚱한(?)곳에서 감동을 받아버린 불량한 관객이었지만, 구걸하는 소녀를 위해서 나에게 주어진 행운(절묘하게 찌그러진 깡통에 로또 복권 넣은 범인이 바로 나다 --;)을 나눠 주고푼 마음이 들었을 정도로 유쾌하고 즐거웠던 작품이었음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마지막으로 무대의 뒤에서 열심히 판을 돌리면 땀흘렸을 이름없는 두손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기간 : 2005/04/02 ~ 2005/06/26
공연장소 : 발렌타인극장2관
문의전화 : 02-741-9121
홈페이지 : http://www.cyworld.com/MusicalPlay
주최 : 발렌타인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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