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선호하는 것은 그 지역의 역사성을 담고 있는 유물들이나 건축물들을 보는 것이다.

시간을 품고 있는 돌이나 금속조각을 보는게 왜 그리도 가슴이 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거칠고 투박한 유물들이 화려하고 세련된 마천루의 불빛보다 내 마음을 끄는건 부정할 수가 없다.


오키나와에서도 그런곳을 물색했다. 유명한 슈리성과 오늘 포스팅하는 나키진성터가 그곳이다.


나키진 성터에 가는길에는 만좌모와 같은 유명한 관광지도 있으니, 잠시 둘러보고 가는것도 나쁘지 않은 코스라고 생각했다.




출바하는  길. 하늘에는 구름이 많이 껴 있었다. 낮고 음침한 구름 사이로 높고 청아한 하늘이 펼쳐져 있기에 좀 먼길을 달려가기로 했다.


오늘의 대표적인 일정은, 만좌모 -> 나키진성터 -> 그리고 너무도 유명한 츄라우미 수족관이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포스팅할 내용이 많으니까, 오늘은 만좌모와 나키진 성터만 포스팅하겠다.




이것이 만좌모다!!!!!
만좌모의 뜻은 '만명이 앉아도 넉넉한 벌판'이라는 뜻이란다. 그리고 풍화에 의해 코끼리처럼 돌이 깍여나간게 특징(?)이랄까?
넓은 벌판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나쁘지는 않지만, 오키나와에는 저렇게 푸른 바다가 여기저기 펼쳐져있기 때문에, 별반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특히나 공인된 관광명소다 보니, 사람들이 북적북적해 평화롭고 조용한 자연풍경과는 달리, 여기저기서 울리는 높은 데시벨의 한국어와 중국어 향연에 스트레스만 쌓였다. (주차공간도 좁은데 관광버스가 많아서... 하는것도 살짝 스트레스 였다;)



만좌모에서는 근처를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있는데, 거기서 만난 나무... 처음에는 나무에서 열리는 파인애플인줄 알았다.




산책길은 이렇게 해안 절벽을 따라서 한바퀴 돌 수 있게 되어 있다. 물이 정말 깨끗해 보인다.




다 밀어 버리면 10만명도 앉을 수 있겠더라;


가볍게 산책로를 한바퀴 돌고, 부랴부랴 만좌모를 떠났다.
만좌모를 꼭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처럼 이왕 가는길에 있는거... 라는 생각으로 가시는 분들은 가능하면 피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관광객 뒷통수 말고는 볼게 없는 곳이다;;;





만자모를 떠나서 도착한 나키진 성터!!!

이 석축벽은 나키진 성터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포토월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거 이거... 내가 오르가즘을 느끼는 장소가 바로 이런 장소다.
건물이 사라진 공터에 옛 영광의 흔적이 흐린 기억처럼 남아 있는 이런 장소.
돌 하나를 들고 그 안으로 풍덩 뛰어들면, 마치 시간의 강을 따라 그 시대로 뛰어 들 수 있을 것 같은... 이런 장소가 좋다.



나키진 성터의 사당.


나키진 성터 안으로 들어가는 길,
좀 긴 산책로가 있다. 가능하다면 전문 큐레이터와 함게 돌면서 관련된 역사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눈으로 보기에는 이 돌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사연들이 너무 깊어 보인다.


성곽 꼭대기, 이곳에 수어장대 같은게 하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키진 성터의 성벽 위에서 바라본 전경.









성터를 둘러보다 만난 꽃 한송이.


개인적 취향으로는 꽤나 좋았던 장소였다.
사람도 거의 없고, 조용히 산책하며 옛 영광의 흔적들을 둘러보기에 좋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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