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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를 처음 봤을 때, 난 눈으로 음악을 듣는다는것이, 아니 읽는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에 놀랐다.
모짜르트가 처음 독일에 갔을 때, 그의 명성에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던 살리에르는 우연히 놓여진 모짜르트의 악보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악보를 보면서 살리에르는 그 음악에 매료된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교회 친구를 통해서 그 장면을 실제로 경험하게 된다.
그 친구에게 처음으로 접하는 악보를 주었을 때, 완벽하진 않지만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그 친구를 보면서 난 아마데우스의 그 장면을 떠올렸다.

음악을 소재로한 만화를 2편봤다. '나나'와 '노다메 칸타빌레'다.

이 두작품의 공통점은 만화가 원작이고 영상으로 제작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영상을 접하기 전까지 난 눈으로 그들의 음악을 들었다. 아니 상상했다... 그 지문 그대로, 내 생에 경험했던 최고의 순간들을 떠올리며 대사속에서 음악을 떠올렸다.
나나의 경우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음악이기에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주지'라며 테이블 위에서 핸드폰을 부여잡고 노래를 했을 때, 난 내가 경험했던 몇몇 콘서트의 최고의 순간을 떠올리며 그 음악을 마음에 담았다. 그리고... 영상을 통해 그 기대했던 음악을 접했을 때, 난... 정말 '잊지 못할 밤'을 접하고 말았다. '저년을 만나면 목을 비틀어버리리라..'는 분노에 - -;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는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이미 검증된 음악에 -> <-요만큼의 미세함을 모르면 그것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수 없는 범인인 나는, 그 음악과 코미디와 보어의 퍼포먼스에 충분히 만족했다.

그리고 드디어 베토벤 바이러스를 봤다.

클래식이라는 음악을 얼마나 대중적으로 펼치는가가 이 드라마의 관건이었을 것이다. 어차피 막귀를 가지고 태어난 나에게 이 드라마를 통해서 음악을 듣기보다는 음악을 봐야만 했다. (악보로 음악을 볼 수 없는 범인의 한계다 - -; ) 그리고 2화의 그 장면을 접했다.

열받은 강마에가 보란듯이 본격적인 지휘를 하며 오케스트라와 연습하는 장면을....

바로 -> <-요만큼의 차이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마에스트로라는 대가와 범인의 차이가 그려진다.
그런 의미에서 베토벤 바이러스는 당연히 나나보다 훌륭하고 노다메 칸타빌레보다 위대하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로시니의 월리엄텔 서곡이나, 미션의 주제가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면서, 조금은 오바스럽지만, 잘 정리된 음악과 그렇지 않은 음악의 차이를 보여주는 스킬은 진정 앞선 두 작품보다 훌륭했다.
특히 마음에 와 닿는것은 홈페이지의 기획의도에 나온 한 문장이었다.

'하나씩 모자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여 나아가는, 그들 생에 가장 찬란했던 순간에 관한 행복한 이야기'

이 드라마는 '행복을 위해 꿈을 이루어 나아가,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데'의 백설공주형 이야기가 아니라, 내일이면 직장을 잃고 이제 집에 들어가면 남편의 고성과 폭력이 두렵지만, 지금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바로 이 순간의, 그 찬란한 '순간'을 그리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것, 미래의 행복이 아니라, 지금 바로 이순간의 행복을 그린다는 그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단원 한사람 한사람에게 카메라를 들이밀며 그들의 고달픈 현실에 '이기적이 되어라, 도망가지 마라'라고 외치는 그 외침이 가슴찡하게 다가오기에, 꼴랑 3편본 드라마지, 스스로 오바라는 것을 알고있음에도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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