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시
                - 직장인 버전

아빠로써 눈물보다 아픈 가슴을
숨길 수 없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적는다.

아이를 향해
그 위에 서 있기가
그리 부끄러울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읽는다

그냥 돈 몇푼 쥐어 주면 그만인 것을
아직<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쥐꼬리 같은 월급봉투 생각잖고
한쪽 시선 건너 눈 감으면 될 것을
원하는걸 쥐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아빠는는 붙들려 있다.

어디엔들
풍족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랴마는
돈이 없어, 눈물이 날 때
아이에게도 숨길 수 없어
술을 마실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아빠가 되어
누구에겐가 등을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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