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에서 몇 달 전에 넷북 플랫폼으로 '유콘'을 발표 했었다.
인텔이 독주하고 있는 시장에 나름 경쟁 구도를 가지고 간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과, 인텔이 선점했던 시장에 들어서기 위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2009년 1분기 제품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대하던 제품이 HP를 통해서 발표가 되었다.
어차피 인텔이나 AMD나 둘 다 칩셋회사이고, 완제품을 만들 이유는 없으니, 어느 회사에서 처음으로 제품을 발표하느냐가 중요했을 것이다.
국내의 기업들은 대부분이 인텔의 칩셋을 선호하고 있고, 그나마 삼보가 AMD의 칩셋들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적인 움직임을 본다면 AMD에 대한 선호도도 보이면서 큰 시장을 가지고 있는 Dell이나 HP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뭐 보도자료에도 HP에서 발표할 거라고 나왔으니 이런 저런 추론을 할 필요도 없이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던 문제다.
그리고 제품이 나왔다.
우선 경쟁력이 있는 부분을 이야기 하자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12인치다.
10인치 대에 머물렀던 인텔의 아톰 플랫폼에 비하면 확실히 넓어지고 쾌적해진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노트북 플랫폼 시장과 넷북 플랫폼 시장의 충돌로 머리를 싸매고 있는 인텔로서는 당분간 아톰 플랫폼 인증에 12인치 대는 열어주지 안을 것으로 보아 이는 상당한 강점이다.
메모리가 최대 4GB까지 확장 가능하다.
제품 자체는 1~2GB의 메모리를 장착해서 출하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어 최대 4GB까지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다. 이 역시 성능적 한계를 유지하고자 업그레이드의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는 인텔에 비하면 확실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외장형 그래픽 카드를 달고 있다.
이는 3D성능을 강화해 줄 수 있다. 256MB의 그래픽 전용 메모리도 별도로 장착되어 있으니, 시스템 자체의 메모리를 공유하는 아톰플랫폼에 비하여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1.6GHz 싱글코어 CPU의 부족한 성능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끝이다.
내가 원했던 제품은, 이런 제품이다. / Hercules Ecafe -AMD의 Geode CPU를 탑재한 제품
나머지는 다 실망이다.
물론 AMD는 넷북의 플랫폼이 아닌, 넷북과 노트북의 중간 단계의 틈세 시장을 노린 플랫폼이라고 했다.
내가 저 말을 들었을 때는 12인치의 이동성과 14인치의 쾌적한 대화면의 중간 단계를 선택했던 13인치대의 노트북과 같은 센세이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했었다.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우선 무게가 1.7Kg이다.
12인치대의 노트북이 대부분이 1.4~1.5Kg이고, 이동성이 강조된 제품은 그 이하의 제품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저 무게는 코미디다. 우선 넷북과 노트북의 중간적 입장이라면 무게가 1.2Kg을 넘어서는 순간 코미디가 된다. 더군다나 외장형 ODD를 채택하고서도 저 무게라니…. 말도 안 된다.
외장형 그래픽카드는 별로 좋은 선택이 되지 못한다.
순전히 영화 감상용일 따름이다. 3D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에서는 거의 힘을 쓰지 못한다.
그 이유는 컴퓨터는 하향평준화 되기 때문이다. CPU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래픽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은 CPU 성능에 맞추어 성능이 떨어진다.
메모리의 용량의 차이는 있지만 외장형 그래픽카드를 장착했던 아수스의 일부 제품의 경우, 내장형 메모리를 채택한 일반 노트북에 비하여 성능이 현저히 떨어짐을 확인한바 있다.
결국 외장형 그래픽카드는 제품의 가격을 높이는데만 일조할 뿐이다.
가격도 100~110만원이다.
환율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80만원 미만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넷북 진영을 돌아 본다면, 저 가격 역시 터무니 없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고가에 책정되는 LG의 최신 넷북인 X120이 1GB 메모리를 장착하고 78만 5천원이라는 점을 봤을 때, 터무니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
110만원이면 2GB의 메모리에 2.0GHz, 몬테비나 플랫폼을 채택한 HP의 CQ60-210TX를 구매 할 수 있는 가격이다.(2009년 3월 30일 네이버 지식쇼핑 기준)
만약 내가 소비자라면, 더 낮은 가격의 아톰과 더 높은 성능의 노트북중에서 고민을 하지, 절대로 저 제품으로 고민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보브캣(Bobcat)의 스팩 - 설마 여전히 1GHz를 고집하지는 않겠지?
물론 AMD가 이 유콘 플랫폼에 모든 사활을 걸지는 않았다. 이번 유콘은 보브캣의 예고편이고, 아직 보브캣(Bobcat)을 선을 보인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보브캣 역시 기존 로드맵 그대로 1.0GHz대의 제품으로 나온다면, 이 역시 AMD의 또 다른 삽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음 관련 포스팅에서는 손가락에 쥐가 나도록 AMD를 찬양 할 수 있는 글을 작성 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런 제품을 출시해 주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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