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2003년은 한국의 인터넷에서 UCC의 바람이 가장 크게 불었던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한때는 한국 캐릭터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던 ‘엽기토끼’나 스틱맨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졸라맨’의 성공으로 높은 퀄리티의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삼박자’의 ‘떳다 그녀’가 있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셀애니와 같은 부드러운 영상을 선보였던 이 작품은 나에게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거품은 오래가지 못했다.
캐릭터 산업의 희망이었던 엽기토끼는 어느새 잊혀지고, 졸라맨도 잊혀졌다. 그리고 그들보다 뜨지 못했던 ‘떳다 그녀’도 대중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잊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떳다 그녀’의 작가인 ‘아말록’이 그러했고, 나와 같은 골수팬이 그러했고, 그리고 많은 ‘외국인’들이 그러했다.
이미 작화가 중지된 ‘엽기토끼’나 ‘졸라맨’과는 달리 ‘떳다 그녀는’ 5년이 흐른 지금 이 시간에도 새로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작품수로 따진다면 ‘떳다 그녀’는 그렇게 많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5년만에 4편, 그리고 이제 곧 5편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떳다 그녀’를 기억하는 많은 외국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의 작품을 찾아 창작집단’삼박자’의 홈페이지를 들락거리고, 홈페이지에서 늦은 작품을 만드는 그를 욕한다.
그리고,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 마다 열광하며 환호한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정작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었는데, 왜 우리는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외국에서 그 가치를 인정하는가라는 것이다.
우선 ‘떳다그녀’의 간단한 수상내역을 살펴보자.
뉴그라운즈 1위
지금은 UCC라고 하면 유투브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북미 최고의 UCC사이트는 ‘뉴그라운즈(http://www.newgrounds.com)다. 단순히 카메라를 들고 어떤 사물을 찍은 작품들이 아닌, 아티스트들이 줄 하나하나를 그리며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서 작품을 만드는 사이트다.
70만명이 넘는 회원과 6만개가 넘는 작품을 보유한 이 사이트에서 ‘아말록’의 ‘떳다 그녀 1편’은 ‘There She is’라는 작품 명으로, 약 2년간 1위의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매번 다음 스토리가 공개될 때 마다 그의 작품은 항상 순위 권에 머물렀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의 작품 ‘There She is!! Setp4’는 ‘PastDaily Winners’의 1위에 랭크 되어 있고, There She is!! Setp3’는 ‘Best of All Time’ 3위에 랭크되어 있다. (http://www.newgrounds.com/portal/)
그리고, 선호 아티스트 랭킹에는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http://www.newgrounds.com/rankings/artists)
2003년에는 이런 열광적인 반응 덕분에 그의 작품에서 배경음으로로 사용된 위치스 1집 앨범이 ‘YesAsia.com’에서 매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http://www.yesasia.com/global/1002469282-0-0-0-en/info.html)
브라질 아니마문디 패스티벌 3개 부문 수상 - ANIMAN Anima Mundi Web 2004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축제중에 하나인 아니마문디는 브라질 뿐만이 아니라, 나미최대의 애니메이션 축제이다. ‘아말록’의 ‘떳다그녀’는 2004년 웹부분에서 ‘POPULAR JURY 1위’ 및 ‘PROFISSIONAL JURY 1위’ 그리고 ‘SPECIAL AWARD ANIMA MUNDI WEB / CCBB’ 3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http://www.animamundi.com.br/animemoria.asp?cod=38)
외국의 열렬한 지지자들
이런 가시적인 성과만 올린 것이 아니다.
그가 속해 있는 삼박자의 사이트(http://www.sambakza.net)의 자유게시판을 찾아보면, 국내의 많은 애니메이터들의 게시판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하고 익숙한 한국어보다는 영어나 일본어를 더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감동적인 것은 그의 팬들이 보낸 작품들인데 대부분 외국인인 그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한국어를 그려서(쓰는게 아니다. 그린다) ‘떳다 그녀’의 오마쥬를 하고 있으며, 이는 지금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http://sambakza.net/fanart/fanart_main.htm)
그리고… 그런 팬페이지를 별도로 동영상으로 만든 사람들도 있다.
(http://kr.youtube.com/watch?v=YjStkuEJ44E&NR=1)
이뿐만이 아니라, 그의 작품을 모방하거나 스페인어 자막을 별도로 만드는등 다양한 팬 활동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나오지도 않은 setp4를 만들었다는 사칭꾼까지 등장해서 유저들에게 욕을 먹기도 했다.
StipMania 플레이영상 :
http://kr.youtube.com/watch?v=yTjqs4GYiL4
패러디 영상 :
http://kr.youtube.com/watch?v=2FMw_CtYuNY (Step 2 패러디 영화)
http://kr.youtube.com/watch?v=YIm0yfr7jHg&feature=related (어느 꼬마의 오마쥬)
http://kr.youtube.com/watch?v=6xHnKNohBb0&feature=related (일본 애니 편집)
스페인어 자막 버전
http://kr.youtube.com/watch?v=Wbbp6iGIsBY&feature=related (Step2)
http://kr.youtube.com/watch?v=8cth6XTwzUo&feature=related (Step3)
몇 일전 ‘아말록’은 ‘떳다 그녀 Setp4’를 공개했다.
기존의 경쾌했던 이야기와는 달리 무거워진 Setp4는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좋다는 사람과 왜 행복하지 않냐며 의문을 던지는 사람등…. 그럼에도 이 작품은 어제(2008년 8월24일)의 최고 조횟수를 기록해서 당당히 1위에 머물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배출한 최고의 애니메이터는 ‘아말록’이라는 알려지지 않은 작가일지도 모른다.
국내에서는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만, 세계의 만은 사람들에게 (7백만이라는 조횟수는 쉬운게 아니다.) 사랑받고 인정 받고 있는 그를, 이제는 우리가 인정해 줘야 할 때가 아닐까?
Ps.
뉴그라운즈에서 그의 작품을 검색해 보면, 4작품을 모두를 통틀어 조회수 7,072,491와 755,099의 댓글수를 보이고 있다. 7백만의 조회수와 75만의 댓글…. 우리의 무관심과 외국의 관심의 차이는 딱 그만큼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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