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게 참 부실합니다.
쵸코바, 칼로리 바란스, 커피, 우유 등등등.....
대부분 먹으면 그날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열량을 가지고 있는 것들을 먹지만, 뭔가 혀가 즐거워 할만한 것을 찾아 먹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친구라도 만나지 않느다면 말이죠...
그래서 전, '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먹느냐'는 오래된 질문에 적어도 후자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왜 사냐고 묻는 다면, 그 순간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립니다. 살아가는 목적 따위는 이미 옛날에 상실해 버렸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먹기 위해서'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죠.
저의 새해 소원은 '행복하자'입니다. 그것이 어떤 형태라도 좋습니다. 단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랑을 지키면서 사는 것도 좋고, 운좋게 로또라도 걸려서 대박이 터져도 좋구, 내가 뭔가 의미있는 행동을 해서 그 행동이 인정을 받게 되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어떤 형태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신용불량자에 스스로의 이름을 올려 놓고 있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 버렸다거나, 매주 몇 천원의 돈을 로또에 꼴아 박아 놓구서는 언제나 꽝된 종이 쪽지만을 들고 있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제가 행복하다고 느끼기만 한다면요.
아무튼 행복하다면, 이 커다란 상실감 따위는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세상은 살아 볼만한 것이라고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얼마 전에 큰 사고가 나버렸죠.
많은 사람이 죽고, 많은 사람이 다치고, 많은 사람이 많은 재산을 잃어 버렸죠.
전, 그 많은 사건들이 안타깝지만, 죽음에는 축복을 합니다.
간혹, 평행 우주에 나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삶'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내가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평행 우주론에 따르면 다른 우주에 같은 인물에게 무슨 사건이 벌어져도, 또 다른 우주의같은 사람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하지만, 이 '삶'이라는 또다른 나의 한 걸음 걸음은 내 삶의 한 걸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사는 곳의 중력은 너무도 강렬해서, 그가 나아가는 한걸음은 내가 일상에서 떼는 한 걸음의 가치와는 비교할 수 없는무거움을 담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삶의 한걸음을 나아가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무거움이 되서 돌아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죽음은, 그 삶의 무거움에서 해방시켜주는 단 하나으 수단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전 죽음을 축복합니다. 그래서 전 죽음이 슬프지 않습니다.
'나가 죽어버려!'라고 말한다면, 솔직히 전 할 말은 없습니다.
이미 많은 것을 포기했을 때, 죽을 용기는 나에게 실망하고, 날 떠나 버렸습니다.
이제 스스로 삶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두렸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우연한 사고로 죽을 수 있다면, 그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래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새해 소원이 되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이라는 조건을 전제합니다.
과연 난 스스로의 죽음을 코앞에 뒀을 때, 행복하다고 느낄까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더욱 죽고 싶지 않아 발버둥 칠지도 모르죠.
전 세상에 미련이 많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전 칼로리 바란스를 꾸역꾸역 입에 넣고 있습니다.
맛따위가 아닌, 단지 세상을 버틸 열량을 얻기 위해서 말이죠^^;
그리고... 전 내일을 또 살아 갈 것입니다. 어느날 불행한 사고가 날 찾아 오기 전까지, 혹은 스스로의 수명이 다하기 전까지 말이지요.
아무튼 전 살기 위해 뭔가를 먹고 있습니다.
삶의 의미 따위는 나에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슬프다는 건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삶의 의미에 무게들 두면서 살겠습니까?
그저 시간이 흐르니까... 강물에 떠있는 작은 배처럼 그냥 흘러 가는 거 뿐이죠.
다만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새해에는 제가 싫어하는 사람까지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의 행복이 남아돈다면, 나중에 좀 나눠 드리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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