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의 타블로 학력위조 사건, 경희대 패륜녀 기타 등등의 사건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 하나.

 

'세상에는 참 정의로운 사람들이 많구나'

 

세상을 구할듯이 덤벼드는 그들의 모습에, 솔직히 난 소름이 끼친다.
나에게 불이익이 오는 것이 아님에도, 남의 잘못을 바로 잡아야 겠다고 나서며 난도질 하는 그들을 보매

 

'사람이 무섭다'

 

하지만 이게 어디 인터넷의 문제겠는가?
아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정의로웠다.

내가 다닌던 학교에서 주먹 좀 쓴다는 아이들이 버릇 처럼 했던 말은

 

'저 XX 버릇 좀 고쳐놔야 겠다"

 

그렇게 친구가 친구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폭력을 휘둘렀다.
그렇다고 폭력을 휘두른 친구가 맞아 터진 친구(?)의 베프도 아니었다.

 

냉철한 통찰력을 지닌 옛날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망치를 든 자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이다"

 

그래, 자고 이래로 망치를 든자는 정의로울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망치를 든 '부시'부자는 정의감이 넘쳐서 바다건너 이라크를 아작을 내고,
반 아이보다 좀 강한 주먹을 망치로 든 그 친구(?)는 학교의 안녕을 위해 폭력을 휘둘렀다.

그리고 이제 모든 사람들의 손에 '인터넷'이라는 망치가 쥐어졌다.

 

망치를 손에 든 그들은 정의로워졌다.

아니, 숨어있던 정의감이 갑자기 부풀어 올랐다. 이스트가 들어간 빵처럼....

그래서 그 주체못할 정의로움을 인터넷이라는 망치를 휘두르며 맘낏하고 있다.

 

'난 정의롭다'

 

그들이 외치고 싶은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가지 드는 의문은,

 

'네 삶도 정의로우냐?'라는 것이다.

 

내가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에 불의를 보고 참아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다.
남에게 들이미는 잦대를 스스로의 삶에도 들이밀어 보라는 것이다.

 

나?

 

'정의롭지 못하지만, 불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맘으로 산다.

 

용기는 없지만, 없는 용기를 강제로 발기시키고 싶지도 않고
나의 정의가 세상의 정의가 이님을 알기에, 나의 정의를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지라'

 

적어도 그 날 예수의 저 한 마디에 돌을 놓고 간 사람들은 그나마 양심이 있다는 거다.
현대의 사람들에게 예수가 저 이야기를 했다면, 아마 그 자리에 구석기 시대 돌무덤이 순식간에 생겨났을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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