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Jazz CT Festival 2005 - jazz is coming to Town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 나서는 길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야외 공연, 그것도 스탠딩도 아닌 비좌석의 잔디 마당에 앉아서 봐야 하는 공연에 비라...

jazz와 비가 안 어울린다는 것은 아니지만, 공연관람 형식과는 정말 안어울렸다.

주최측에 물어 보니 불행인지 다행인지 비가와도 공연을 한단다.

김밥 석줄에 안주 삼아 먹을 과자와 와인 한병을 들고 올림픽 공원으로 향했다.

우산을 쓰고....

전철을 탈때까지만 해도 비는 한참이나 오더니, 올림픽 공원에 도착하니 다행스럽게도 더이상 비는 오지 않았다.

약간의 안도를 하며, 올림픽 공원 88잔디 마당을 찾아 갔다.

생각보다 적은 사람들이 무대를 중심으로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비때문에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축축한 대지와 조금은 쌀쌀한 바람속에 생기를 되찾은 잔디 위에 Jazz의 선율을 울리기 시작했다.

드라마 아일랜드의 OST를 담당했던 2nd Moon의 음악은 작품성을 담으면서도 대중과 호홉을 함께 하기에 충분한 음악이었다. 각종 소품성의 작은 악기들과 베이스, 피아노 그리고 바이올린의 선율과 함께, 드라마를 통해 익숙했던 음악들이 흘러 나올때는 난 비 대신 그 음악에 젖어 들고 있었다.

부드러운 음악과 맑고 시원한 공기속에서 난 붉은 포도주를 마시며, 돗자리 위에 두다리를 쭉뻗고, 그 어떤 공연보다 편안하고 늘어진 자세를 유지하며 그렇게 음악에 빠져 들었다.

아쉬운 첫 공연이 끝나고 나윤선과 퀸텟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미성의 나윤선... 하지만 곡은 정말 난해하기 그지 없었다. jazz에 대해서는 그저 그 리듬이 좋아~라고 말할수 밖에 없는 빈약한 지식의 소유자인 나로서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 그녀의 음악은 조금은 지루해 졌다.

세번째 공연은 재키 테라슨 트리오의 공연이었다.

영화와 동명의 곡인 'Mo Better Blues'로 잘 알려진 트리오 였지만, 이번에는 트럼펫이 없는 관계로 그 음악은 들을 수 없었지만, Mo Better Blues가 주는 정통적인 jazz의 느낌을 한껏 살린 음악들은 jazz특유의 나른함을 느끼며 몇잔 마시지도 않은 술의 취기까지 돋구고 있었다.

마지막 스테이지를 장식한 사람은 스윙풍의 음악으로 유명한 존 피자렐리 퀄텟의 공연이었다.

다른이들과는 다르게 정장을 차려 입고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오른 존의 모습은 마치 야외 결혼식에 나온 웨딩싱어의 모습이었다.

그런 첫 느낌은 곡에 까지 이어졌는데, 스윙풍의 편안한 음악들은 외국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웨딩싱어들의 레파토리 처럼 쉽고 편안하게 다가왔다.

재키 테라슨 트리오의 경우, 언어의 문제로 말을 별로 하지 않고, 멤버들의 소개만 하고 열심히 공연을 했는데, 존 지파렐리 퀄텟은 곡이 끝날때 마다 쉬운 단어들을 선택해 가며 작은 유머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이 연주 보다 더 인상적이었다면 난 불량한 관객이었던 것일까?

그렇게 첫 무대에서부터 마지막 무대까지 총 6시간의 공연이 끝나갈때, 난 그 감미로운 스윙풍의 음악을 뒤로 하고 자리를 떠났다.

날씨가 조금더 맑았더라면, 바람이 조금더 따뜻했더라면... 이라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언제고 다시금 다가가고 싶은 jazz의 선율에 작은 감동을 느낀... 그런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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