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를 구매함에 있어서의 기준이란 너무 다양해서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는게 없다.


다 정답이기도하고, 다 오답이기도 하다.


패드를 구매함에 있어서 나의 주요한 기준중에 하나는 30cm의 거리였다.


우선 10인치 전후의 기기들은 눈에 가깝게 가지고 가면 눈에 어마어마한 부담을 준다.


그래서 책을 읽듯이 30cm 정도를 떨어져서 보면 눈은 편해 지지만, 5분도 안되서 손이 후들 거리게 된다.


내가 그간 패드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다.


그리고 미니가 나왔다.


솔직히 미니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난 좀 시니컬했다. 그걸 어따 써먹냐고...


근데 실물로 만난 미니는 충격과 공포였다. 


30cm라는 마의 거리를 극복해 눈도 편안하고 팔도 덜 후덜거렸다.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높인 어마어마한 제품이었다.


'이 넘이 내 통장을 노고 있구나'라는 위기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다행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난 그 위기를 잘 극복했다.


그리고...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미니가 출시되었다.


그리고 난 매장의 인포에 서서 직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Shut up, Take my money'를 읍조리면서 말이다.


문제는 실물로 만난 에어가 나에게 많은 갈등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크고 가볍고 이쁜... 사이즈... 무게... 디자인... 모든것을 극복한 10인치대의 제품이 거기서 날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난 에어를 들고 매장을 나왔다.


나를 합리화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 매장에는 32GB의 화이트 아미레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 또 다른 내가 나에게 물었다.


'다를 때 같았으면, 아미레의 공급이 안정화 될 때를 기다렸을 내가, 왜 내가 원하는 제품이 없다고 다른 제품을 사?'


난 거기에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원한건 아미레가 아니었다.


크고 넓은 화면에 가벼운 패드였던 것이다.


그리고 에어는 그 조건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었다.


아무튼!! 에어를 손에 들고 매장을 나오는 그 순간부터 난 후회를 했다.


'아미레를 구입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아미레를 들고 나왔다 해도 난 후회를 했을 것이다.


'차라리 에어를 살껄....'이라며...


이번에 출시된 아이패드들은 결국 뭘사도 후회하게 된다.


아미레를 사면 에어에 미련이 남고, 에어를 사면 아미레에 미련이 남는다.


결국 둘다 사야 그 미련을 떨칠 수 있는데, 나에게 두개의 패드는 필요치가 않다.


그럼에도 떨치지 못하는 미련...


애플의 이 뛰어난 상술이 무서울 뿐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