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노트북 PC 제조사들은 13인치 초슬림 노트북에 대한 경쟁으로 뜨거웠습니다.

Apple의 CEO인 스티브잡스가 얇은 서류봉투 속에서 노트북을 선보여 불 붙은 경쟁은 레노버의 X300시리즈등과 Apple의 경쟁으로 압축 되었습니다. 물론 Apple이 제품을 출시 하기 전에 LG에서 먼저 P300을 선보였지만 X300이나 Macbook Air에 비하여 고성능과 ODD탑재라는 면에서 상대적으로 두께 경쟁에서 뒤로 밀렸던 LG의 P300은 제품 자체는 베스트셀러에 올랐지만, 이슈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습니다.

신학기 시즌 이후로 노트북이 가장 많이 팔린다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서, 노트북 시장이 다시 뜨겁습니다. 바로 2년 전의 충격에서 절차탁마한 PC업체들이 최신기술과 뛰어난 디자인으로 무장한 새로운 버전의 초 슬림 노트북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1차전이 Apple, 레노버, LG와 같은 메이저급 업체들의 경쟁이었다면, 2차전은 아수스, MSI와 같은 준 메이저급의 경쟁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메이저 업체이면서도 이제서야 디자인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Dell의 선전도 눈부십니다.



Dell, '아다모' 과거는 잊어라. 제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Dell의 아다모입니다.

작년 말, E4200이라는 놀라운 제품으로, 로고를 몇 번이나 확인하게 했던, 그리고 가격도 다시 확인하게 했던 Dell이 또 다시 멋지게 사고를 쳤습니다. 바로 아다모입니다.
E4200은 비즈니스 사용자를 위해서 '가볍게 더 가볍게'를 외치며 실용성이 높은 마그네슘 합금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었습니다.

반면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아다모는 '예쁘게 더 예쁘게'를 외치며 눈에 보이는 모든 곳에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합니다. 그래서 아다모는 Thin 하지만 Light하지는 않습니다. 실용성보다는 디자인에 중점을 두면서 네츄럴 메탈릭 디자인을 살린 ‘알루미늄’을 주요 재료로 삼고 있습니다. 1.8Kg이라는 무게는 아마도 디자인의 무게가 아닐까요?

하지만 두께는 정말 얇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공이 어려운 알루미늄이라는 재질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E4200과는 상판 하나의 차이가 날 정도로 얇습니다.



아수스, 'U/UX 시리즈' 성능은 내가 짱!

아수스는 성능면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씬엔라이트(Thin & Light) 제품중에서 최고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CPU나 플랫폼 자체는 아수스는 물론이고 MSI나 Dell 역시 인텔사의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큰 차이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수스에는 다른 제품에 없는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외장형 그래픽 칩셋이 그 주인공입니다. 씬엔라이트 제품들은 기술집약적인 제품들이죠, 이 기술집약이라는 말을 1차원적으로 해석을 해도 큰 무리는 습니다. 말 그대로 좁은 공간에 부품을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를 할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좁은 공간에서 발열을 얼마나 잘 컨트롤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씬엔라이트 제품들은 ‘외장현 그래픽 칩셋’을 채택하지 않습니다. 발열을 컨트롤 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수스는 과감하게 엔비디아의 G105M 그래픽칩을 탑재하여, 성능을 높였습니다. 아쉬운 것은 14인치급 제품이라는 점인데요, 타 제품에 비하여 공간이 넉넉하다는 장점을 살려서 ODD를 채택하는등 과거 LG의 P300과 같은 성능 중심형이 제품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MSI, X-Slim 합리적 가격

이름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얇음에 자부심을 가지고 출시된 MSI의 X-Slim은 제조사 발표에 따르면 가장 얇은 곳이 ‘6mm’라고 합니다. ‘가장 얇은 부분’이라는 용어를 신뢰하지는 않지만 가장 두꺼운 부분도 2cm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게 역시 1.3kg대입니다.

X-Slim의 가장 큰 특징은 세 제품중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선호하면서도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가격의 장벽입니다.그래서 씬엔라이트 컨셉의 제품들은 이슈의 중심에 있지만, 시장의 주도성을 잡지 못했습니다.

X-Slim은 일본에서 고사양 제품이 99,800엔, 저사양 제품이 84,800엔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Apple의 Macbook Air의 일본 내 제품가격이 214,800엔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씬엔라이트 제품을 구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을 받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역시 성능인데요. 고사양 제품이 Core2 Solo를 사용하였고, 하위 모델은 ULV중에서도 셀러론 CPU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CeBit에서 선보였던 제품이 아톰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 출시된다고 해도, 성능면에서는 큰 기대는 힘들 것으로 보여집니다.

최근 노트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넷북의 열풍이 결국은 노트북 제품 컨셉에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씬엔라이트 제품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들이 넷북의 명가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한데요. 넷북에서 축적된 소형화 기술들이 노트북에 그대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누가 연필심을 더 얇게 깍는가?'

다만 아쉬운 것은 역시 두께 경쟁의 과열이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얇은 부분’이란 용어는 이미 Apple의 Macbook Air에서도 많은 소비자의 조롱을 받은 용어인데도 불구하고, 2년 전의 컨셉을 여전히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쐐기형 디자인이 아닌 일자형 디자인을 채택한 Dell의 아다모에서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과거에는 씬엔라이트 컨셉의 제품들은 10인치급에서만 찾을 수 있었고, 얼마 전에는 12인치에서 주종을 이뤘지만 벌써 13인치급으로 넘어왔습니다. 평균적으로 1년에 1인치씩 늘어나고 있는데요. 너무 두께 경쟁에 치중해서 ‘가장 얇은 부분’만을 강조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노트북 디자인 경쟁이 ‘누가 연필심을 더 얇게 깍는가?’의 경쟁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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