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속에 강하게 각인된 눈물이 있다.

2년전 양재역 버스를 타기 위해서 걸어 가고 있을때,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난 그렇게 맑은 눈동자에 어린 눈물을 본적이 없었기에, 순간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그 맑은 눈동자를 흠뻑 적시며 차마 흘러 내리지 못하고 그렁그렁 거리는 그 눈 빛...

서럽게 울고 있는 것도 아니고, 참기위해 기를 쓰고 있지도 않던, 그러나 흘리지 못했던 눈물...

그녀는 왜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슬프게 서 있었던 것일까?

차라리 흐느끼는 모습이나, 거한 통곡이라도 하고 있었다면, 난 그 눈물을 기억하지 못하고 일상에 뭍어서 그냥 지나갔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흔들어 그 안타까움을 다른이에게 전염시키고, 안스러움을 키우며 그녀는 그 많은 인파속에서 슬프게 서 있었다.

가끔씩 난 그 이름 모를 그녀의 눈물이 떠 오른다.

나의 가족도, 내가 아는 그 누구도 아닌, 길가다 순간적으로 스친 한 여자의 눈물이 왜인지 나에게 그처럼 강렬한 기억으로 남기고 그렇게 그녀는 사라져 갔다.

오늘 컴퓨터의 바탕화면을 바꾸기 위해서 수애의 사진을 찾았다.

그리고 이 사진을 보면서, 난 또 문득 그녀의 맑고 눈물가득하던 슬픈 눈동자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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