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에 대한 예의는 몇일간 잘 지킨것 같다.
내가 졸라 위대해 보일 정도로 잘참고 억제했으며, 평정심을 유지한것 같다.

이제 3일이 지났으니, 그 거추장스러운 예의는 벗어 던질란다.

요 몇일 영삼이 관련 글을 보니 그나마 깐다고 까는게 IMF다. 정말 IMF가 영삼이 최고의 과오일까? 헛소리다.

물론 IMF는 작은 사건은 아니었지만 2015년인 지금 돌이켜보면 충분히 잘 극복했다. 지나간것은 아름답다고 하니, 그쯤이야 뭐 아련한 추억 정도로 취급해 줄 수 있다.(당시 내가 다니던 출판사도 망했지만 말이다. 망할)

내가 영삼이를 용서할 수 없고, 앞으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건, 1996년 그가 뿌린 씨앗이 여전히 우리시대를 지배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거라는 암담함 때문이다.

OECD국가라는 허울을 얻기 위해 1996년 날치기로 통과된 노동법 개악은 '근로자 파견제'를 통해 '하청업체'문제를 낳았고, '변형근로시간제'를 도입해 '비정규직'을 양산했으며, '정리해고제'를 법제화하면서 '쌍용자동차 사태'를 비롯한 무수한 사회문제를 자라게 했다.

극복할 수도 없고, 극복 되지도 않을 문제를 'OECD 가입'이라는 자신의 치적을 위해 잉태 시킨거다.

1997년의 IMF가 터지자, 1996년에 개악된 노동법은 날개를 달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정리해고'라는 이름으로 짤려 나갔고, 청년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수많은 공돌이 공순이가 더 적은 월급으로 소속만 바뀐채 어제와 같은 일을 하게되었다.

IMF시절, 다같이 힘들어서 같이 살아보자고 의샤의샤할 수 있었던 그 때에는 별반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같이 힘드니까... 다같이 극복해야 하니까.

근데, 극복하고 나니까, 나랑 어깨동무를 하고 의샤의샤하던 인간들이 날 벌레 보듯하며 경멸하기 시작한다.

월 500도 못버는 파견직이라고, 2년후에 짜릴 비정규직이라고.... 목이 건 사원증이 무슨 벼슬인냥 찰랑거리며....

그렇게 사회는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로 나뉘는 신분 사회로 변해 버렸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정되어야할 노동법은 IMF를 지나오는 동안 이미 고착화 돼버려 더이상 뜯어 고칠 수도 없게 되었다.

누구 때문에? OECD 가입이라는 치적에 눈 먼 영삼이 출발넘 때문에! 그 출발넘 때문에 말이다!!!!

IMF만 아니었다면 한국의 대처로 낙인찍혀 대대손손까였을 짐승같은 놈이... IMF라는 환란 덕분에 무능했지만 잘한 일도 있었던 인간으로 격상 되었으니..... 분통 터질일 아닌가?

이런 인간의 영면을 빌라고? 난 절대 그리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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