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함 정리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영상(링크)을 만들어줘서 수고를 덜었다.
'자본주의가 고도화 될수록 왜 사회적 독립연령은 높아질까?'라는건 내 오래된 의문이다.
(여기서 독립은 경제적 독립만을 뜻하는건 아니다.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정신적 독립이다.)
이런 시각에서 작성된 자료는 아직 접하지 못했지만, 캥거루족이라는 말에서 보듯이 문제인식은 여러곳에서 나타난다.
이 영상은 그런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유관순이 3.1운동에 참여했을 때 나이는 17세 였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을 주도한 성진회 역시 광주보통고등학교 학생들이 주축이된 모임이었다. 6.25당시 조직된 학도 의용군에는 중학생들이 나이를 속여가며 참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1960년 4.19혁명... 이때부터 풍경이 달라진다. 고등학교 교복 한켠에 사복을 입은 대학생 무리가 보이기 시작한거다. 그리고 1987년 6월 민주 항쟁을 통해 과거 고등학생이 주도하던 집회가 세대교체를 통해 대학생 위주로 넘어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때 또 다른 풍경이 보이는데, 바로 넥타이 부대의 등장이다. 이 '조용했던 다수'의 참여로 전두환 정권은 결국 직선제를 수용하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운동권의 세대교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떤면에서는 노조를 통해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고 볼수도 있는데, 노조가 이익집단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대중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고령으로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운동권은 결국 더이상 동력을 얻지 못했고, 서서히 사라져간다.
보통 세대 교체라함은 '젊은 피의 수혈을 통한 다음 세대로의 전승'이라는 개념인데, 유독 사회문제에 있어서는 그 반대의 현상을 보인다.
난 그 원인을 '사회적 독립 연령의 고령화 현상'에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16~17세면 성인으로 대우 받으면서 한 가정의 가장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전태일은 17세부터 가족을 부양했다.) 즉 십대 중 후반부터 권리를 누림과 동시에 책임을 짊어져 왔다.
하지만 자본주의 고도화 되면서 사회적 독립 연령이 높아지고 부모의 비호 아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권리도 책임도 없는' 아이의 신분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당사자들 역시 그런 현상에 큰 불만을 가지지 않게 되고, 그 '무책임한 방임'의 상태를 즐기면서 사회적 문제에 눈을 감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 심리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 '난 정치에 관심없어요'라는 표현이다. 선배들이 본다면 땅을 치고 통곡을 할 언행이고, 과거에는 부끄러워서 함부로 입에 올리지도 못했던 말이지만, 지금은 동 세대간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그런 모습이 쿨한 표현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정치는 우리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사회문제를 외면함으로써 정치가 혐오스러운것 마냥 받아들여지고 결국은 자신들의 문제인 '반값 등록금' 이슈조차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그런 모습에 혐오감까지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원인을 찾자면 첫째는 기성 세대의 과보호에 있을 것이고, 둘째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인한 노동력의 범람과 그에 따른 잉여인력에 대한 방치가 가지고 온 현상일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당사자들의 무자각이다.
뭐, 이해를 못하는것도 아니고, 온전한 그들만의 책임도 아니다. 그들이 사회문제와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고 해도, 사회로부터 격리된 그들이 그 변화를 몸으로 느끼기는 힘들것이다. 정부나 대기업과 같은 집단을 대상으로 싸우는것 보다, 연예인이나 특정 유명인과 같은 개인을 대상으로 싸우는게 더 높은 성취감과 반응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근데... 이제 슬슬 자각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치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세력화하지 않으면, 경제권력인 사주에게 털리고, 노동권력인 노조에게 밀리고, 정치권력인 정부로부터 외면받아 자신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결국은 고립된다는 것을 말이다.
손가락이나 빨고, 칭얼거리면 누군가 알아서 똥귀저기를 치워주던 유아기는 지났으니까 말이다.
자신의 밥 그릇을 스스로 챙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뭐, 그렇다고 지금당장 뭔가 거창한걸 하라는건 아니다.
그냥 투표나 꼬박꼬박 챙겨서 해라. 20%가 뭐냐 20%가....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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