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러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했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中
어린 옛날, 여행은 나에게 희망이었다.
욕을 하며 올라가 정상에 서서 그 성취감을 맛보며,
내려 오느길... 아까의 욕설은 사라지고... 언젠가 다시 오리라 다짐했던 그 과거들...
태풍에 배가 끊길까 두려워 일정을 하루 앞당겨 돌아오는 배 안에서,
언젠가 다시 이 섬에 오리라 다짐했던 그 마음들.....
불타듯 물든 단풍을 보며, 가을이 짐을 안타까워했던,
그 여행의 나날 나날 나날들......
이제 나에게 여행은 의미가 없다.
어디를 가든 그 속에는 인간이 있고,
그 인간은 자연을 자연으로 놔두지 않으며,
그 안에서 또 다른 사회를 만든다.
그 사회는 편을 나누고, 이편이 아닌 저편은 모두가 적이된다.
여기서 만나는 인간들에게도 난 충분히 지치고 힘들기에,
저 먼 땅에서 또 다른 인간에게 상처 받고 싶지 않다.
어디든 시간은 흐르고.... 어디든 인간은 살고 있기에
여행자의 눈에 들어온 세상은 어디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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