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에는 욕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욕이 불편하신 분들은 더이상 스크롤 내리지 마시고 다른 글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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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욕은 '놈'이나 '년'이라는 인칭 대명사를 통해 여성형과 남성형으로 나뉜다.


EX) 시발놈, 시발년


같은 욕이라도 인칭 대명사 대신 '새끼'라는 접미사가 붙으면, 유니섹스한 욕이 된다.


EX) 시발새끼


욕은 남을 비하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새끼의 대칭점에 있는 어른을 뜻하는 접미사는 없다.

유니섹스한 욕 중에는 복수를 뜻하는 '들'을 활용해서 표현하기도 한다.


EX) 시발 새끼들, 개새끼들


특이하게 접미사들만 모여서 만들어진 욕도 있다.


EX) 년놈들, 년놈의새끼들을...


이 경우가 재미있는게 한국의 남존여비사상이 욕설에서도 나타난다는 거다. 

한국의 유교적 문화에서 남자와 여자를 지칭할 때는 반드시 남자를 먼저 언급하고 여자를 뒤에 놓는다.


EX) 부모, 자녀, 남녀노소, 남매


이는 개화기 이후 등장한 'Lady and gentlemen'을 봐도쉽게 알 수 있는데, 영어에서는 여자가 먼저 나오지만 한국에서는 이걸'신사 숙녀 여러분'이라고 해석해 남성을 앞에다 뒀다.

그런데 유독 욕에서만은 여자를 먼저 부르고 남자를 뒤에 둔다. 어떤경우에도 '년놈들'이라고 쓰지 '놈년들'이라고 쓰지는 않는다.

여성들은 욕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사람을 지칭하지 않고 상황의 부당함을 표현할 때는 특정 사물에 비유해 욕을 하기도 한다.


EX) 좆같네, 엿같은


이 경우 뒤에 '놈, 년, 새끼'를 접미사로 활용해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EX) 좆같은 새끼, 엿같은놈


대부분의 욕이 이런 법칙을 따른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사람을 지칭하지 않고 상황을 묘사하면서도 남성형과 여성형으로 나뉘는 욕이 있다.

바로 '좆빠지게'와 '좆나게'다.


여기에는 빠지다와 나오다라는 동사가 활용되는데,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좆이라는 명사에 동사가 붙어 여성형과 남성형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보통 이 욕은 욕의 주체가 난관에 빠졌을 때, 그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를묘사할 때 사용된다.

남자의 경우는 '좆빠지게'를사용하는데, 이는 있던 성기가 빠질 정도로 힘들다는 뜻이고, 여성의경우 없던 성기가 새로 나온다는 뜻으로 '좆나게'로표현된다.


최근에는 '존나'라는 식으로변형되면서 여성형만 남고 남성형은 사라지는 추세다. 이렇게 성별적 의미가 사라지면서 이제는 그냥 유니섹스한욕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욕의 세계에서 나름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표현이 사라지고있어 좀 안타깝다.


재미있는건 욕이 축약 될 수록 네거티브한 뜻은 사라지고 포지티브한 의미만 남는다는 거다. 

위에 언급한 '존나'는이미 욕설보다는 감탄사로 주로 활용되고 있고, 여기서 더 축약된 '존'은 다른 접미사와 붙어 '칭송'의의미로 격상 되었다.


EX) 존잘, 존맛, 존예


물론 여기에 언급된 욕설은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내가 아는선에서만 정리된 것이다. 

아무리 화가나도 '시발새끼, 개새끼'만 연발할 뿐, 더 화려한 욕설을 구사하지 못하는 나의 한계로 인해많은 욕설을 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사례나 현상을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다.


이는 재야의 고수들께서 따로 언급해 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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