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
긴 시간의 한 이야기가 마침표를 찍었다.
한 작가가 마침표를 찍지 못한 마음에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커다란 점을 찍은 작품이 끝이 났다.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작품을 거의 초반부터 봐오면서, 얼마나 가슴을 아리고 또 얼마나 웃었던지...
아쉬움이 남지만, 그 마무리 조차 나쁘지 않아, 나름 위안을 가진다.

연옥님이 보고계셔라는 작품 속 캐릭터들은 모두 사랑스럽다.
동혁이도, 정수도, 진수도, 정수와 진수이 아버지도, 어머니도, 작은 삼촌도,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모두가 아름답다.

하지만 난 그중에서 정수와 진수의 사촌 누나 해영이가 가장 맘에 쓰였다.

밉다!

내가 기억하는 해영이의 첫 대사였다.
그 한마디가 나오기까지의 한 아이의 외로움을 얼마나 잘 표현했던지.... 난 해영이의 그 한마디에 가슴이 아렸다.

해영이는 참 정이 고픈 아이이다.
어른의 오해와 단정으로 상처를 많이 받은 아이이다.
그 마음을 씻어 준 것이 바로 정수이 아버지다.
(이 아버지에 관해서도 언젠가는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해영이에 관해서 이야기 해야겠다.)

난 그 과정에서 해영이가 누군가의 마음에 마음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전율을 느꼈다.

그리고, 그렇게 해여이를 길드여놓고 또 다시 어른의 사정으로 이별의 고통을 맞아야 했던 해영이를 보며
해영이는 언제까지 그렇게 어른의 사정으로 지속되는 상처를 받아야 할지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 마음을... 너무도 강하게 표현했던 45화는 아직도 내 머리속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발로 땅을 구르며 고모부 가지 말라며, 큰 고모나 가라며 울부짓는 7살 꼬마의 절규....

이후 해영이의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
난 가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해영이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작가는 더이상 해영이의 이야기를 그리지 않았다.
그것이 안타까웠다. 난 그 상처 투성이 꼬마의 소식이 내내 궁금했는데, 작가는 나같은 독자의 마음을 해아려주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회에... 단아하게 자란 해영의 모습이 있었다.

모두 잘 지냅니다.

그 한마디와 함께, 걱정 스러웠던 그 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이제는 잘 있다는 안부와 함께.... 안도했다면... 겨우 만화속 캐릭터가 잘 있다는 말에 바보처럼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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