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그 해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치뤄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월드컵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 때, 사람들은 대한민국과 일체화 되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모두가 태극기를 들고 나왔다. 태극기는 패션이었고 유행이었으며 자랑스러움의 상징이었다.
이렇듯,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이 자랑스러울 때, 사람들은 시키지 않아도 그 상징을 적극 활용한다. 나라가 자랑스럽다면, 이렇게 보급운동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그 상징을 활용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 상징을 패용하는것이 충성심의 상징이 될 때 다. 그 좋은 예가 바로 북한이다.
재일교포 소설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GO에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조총련 계열의 조선학교에 다니던 주인공은 충성심을 강요하는 교육에 질려 일본학교로 진학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학교에 통보 했을 때, 그에게는 '민족의 반역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물론 더 복잡한 이야기가 있지만, 가네시로 가즈키는 가 묘사한 그 변화의 이유는 그 복잡성을 무시할정도로 단순했다.
[그러나 그 열정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자세한 것은 쓰지 않겠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조총련의 눈은 언제나 북조선만 향하고 있지 재일 조선인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을 오랜 활동을 거쳐 깨달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북조선과 조총련에 실망하고 있을 무렵, 아버지는 하와이란 인력에 이끌렸다]
- 가네시로 가즈키의 GO 중에서
2002년의 전국을 휩쓸었던 애국심의 열정은 결국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 정부의 눈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걸까? 애국심만 강조하며 태극기 보급하고, 이를 거부하는 이들에게 종북의 딱지를 붙이면 없던 애국심이 솟아난다고 믿는걸까?
2002년 이후, 사람들은 광장에 모이는것을 즐겼고, 그 곳에는 늘 태극기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태극기를 들지 않았고, 광장에서도 멀어졌다. 우리의 자랑이었던 태극기는 더이상 우리의 자랑이 아닌, 우리의 치부가 되었다.
그걸... 국가적인 운동으로 끌어 올린다면, 태극기는 애국의 상징이 아니라 충성의 상징이 될 뿐이다. 물론 그 충성의 대상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일 것이가. 그리고 그 충성이 강제될 때, 체재는 독재를 향하여 달리게 된다.
그러니... 이상한 오해 사지 말고, 이런 쓰레기 같은 사업에 쓸돈이 있다면, 차라리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으로 돌려라. 그리고 태극기를 들어도 내가 들고, 내려도 내가 내린다. 청기백기 게임 게임도 아니고... 나에게 태극기를 들라마라 강요하지 마라.
[애당초 '운동'이란 단어가 붙는 운동에 제대로 된 운동이 없으니...]
- 가네시로 가즈키의 GO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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